하프마라톤준비(18)
-
인생은 정말 마라톤인듯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고 말 자체에서도 충분히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지요. 남들 따라 할 것 없고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고 그것도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그 정도랄까요? 근데 정말 뛰어보니까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 맞는 것 같아요. 이야깃거리가 많이 있겠지만 일단 오늘 달리기에서 느낀 부분만 남겨보려고 합니다. 대회날이 한 달 여 남은 시점에서 10마일 정도 장거리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오늘은 5K 정도 뛴 지점부터 너무 힘이 드는 거지요. 하 오늘은 안되는구나 하면서 숨을 고르려고 걸었어요. 무려 10분 정도를 걸었나 봐요. 근데 호흡이 돌아오면서 다시 조금만이라도 뛰어볼까 하면서 뛰었는데 몸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니겠어요. 그 상태로 10K를 뛰어서 결과적으로는 ..
2023.02.27 -
선순환과 악순환
새벽기상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경험하였지만 (새벽기상을 하기 위해서는 전날 일찍 자야 하고/ 일찍 자기 위해서는 그날 일들을 부지런히 끝내 놓아야 하고 / 하루 계획 한 것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나만의 새벽시간이 필요한 돌고 돌며 영향을 주는 하루) 달리기를 시작하고부터 더욱 나의 하루가 선순환되도록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먹은 라면이 내일 나의 달리기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나 할까요? 잠을 좀 못 자고 음식을 과하거나 짜게 먹으면 바로 다음의 달리기가 부담스러워지더라고요. 회복이 점점 더뎌지도 나이가 들어버린 탓이 가장 크겠지만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수면시간은 지키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게 되었지요. 잠을 못 자고 음식이 과해서 달리기 컨디션이 안 좋게 되면 아예 달리러 나가지 못하거나 나갔는데도 생..
2023.02.27 -
혼자 달리는 용기
주말에 집을 나서서 달리고 왔습니다. 저는 주로 혼자 달리거나 간혹 마라톤을 준비하는 친구와 같이 달리기 연습을 하는데요. 같이 나가긴 했지만 속도차이 때문에 (제가 느려서) 늘 혼자 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 처럼 여기도 찾아보면 러닝클럽이 많은 듯 하나 아직 실력도 용기도 부족하고 혼자 달리는 나만의 시간이 좋기 때문에 대부분 혼자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여자) 혼자 달린다는 것 도시마다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아무것도 아니기도 하고 큰 용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바깥에 나가서 내가 보는 풍경은 아름답지만 뉴스에서 만나는 미국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일까요? 지금은 혼자 그냥 잘 나가지만 되돌아보면 이렇게 혼자 달리기를 하게 되기 까지도 많은 용기의 단계(?)..
2023.02.21 -
몰입. 달리기 명상
컨디션이 좋아서 토요일, 월요일 장거리 달리기를 했어요. 이날은 스트라바만 켜고 달려봤어요. 몸이 가벼워서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리긴 했는데 그것을 감안해도 기록이 너무 좋게 나온 거예요. 쉬지 않는다는 것이지 항상 속도는 천천히 뛰거든요. 마일당 9분대는 처음이거든요. 아무래도 애플 와치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요. 폰으로 켰을 때랑 애플와치로 켤 때 한 번씩 차이가 나서 믿을 수가 없어요.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아무튼 1시간 반가량을 즐겁게 달렸다는 것에 의미를 둬봅니다. 거리가 아마 9마일이 아니었지 싶어요. 월요일은 8마일을 뛰어 보았습니다. 요즘은 달리기를 하면서 지도그리기(?)에 재미가 들여서 웬만하면 다른 코스를 달려보려고 합니다. 친구랑 원정을 가기도 하고 혼자라도 다른 공원이나 트레..
2023.02.17 -
안개속 달리기. 어쩌든 해본다는 것
주말 아침에 달려보겠다고 나갔는데 안개가 너무 자욱한 거예요. 사진에서 보다 더 심하게 몇 미터 앞이 안 보일 정도였어요. 혼자 나간 거라 약간은 무섭기도 해서 그냥 들어갈까 갈등도 되었지만 저기 멀리서 또래 여자분이 안개속을 뚫고 달려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저 사람과 나의 차이가 무엇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다가 그냥 뛰어보기로 했습니다. 알 수 없는 저 안갯속으로 내 발로 들어가 보는 것이지요.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멀리 서는 뿌옇던 그곳이 한발 한발 내 발을 내딛으니까 당장 달릴 수 있는 내 앞 거리는 너무 잘 보이는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직접 보았을 때 느끼는 희열은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멀리서만 보고 판단하고 혼자 생각만 하면서 안될 거다..
2023.02.09 -
한파가 지나간 후에 달리기
밀린 달리기 일지. 지난주에 달라스 지역에 또 한 번 한파가 왔어요. 눈인 듯 아닌 듯 얼음비가 내리고 온 세상이 다 얼어버렸지요. 빙판길에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하는 이 따뜻한 도시는 순간 정지가 되었어요. 아이들도 학교를 나가지 못하고 남편도 있고 일주일을 다 같이 지지고 볶으며 보냈어요. 달리기는 전혀 하지 못했고 그나마 집에서 스쿼트와 줄넘기를 하며 최소한의 운동이라도 하려고 노력했답니다. 그리고 세상이 다 녹은 다음날 당장 달리러 나갔지요. 목표는 15km였는데, 자전거를 탄다며 같이 길을 나섰던 남편이 넘어지는 바람에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중단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쉬었던 것에 비해서는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여전히 추웠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상쾌한 바람도 좋았고, 빠른 음악이 ..
2023.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