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 달리기. 어쩌든 해본다는 것
주말 아침에 달려보겠다고 나갔는데 안개가 너무 자욱한 거예요. 사진에서 보다 더 심하게 몇 미터 앞이 안 보일 정도였어요. 혼자 나간 거라 약간은 무섭기도 해서 그냥 들어갈까 갈등도 되었지만 저기 멀리서 또래 여자분이 안개속을 뚫고 달려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저 사람과 나의 차이가 무엇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다가 그냥 뛰어보기로 했습니다. 알 수 없는 저 안갯속으로 내 발로 들어가 보는 것이지요.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멀리 서는 뿌옇던 그곳이 한발 한발 내 발을 내딛으니까 당장 달릴 수 있는 내 앞 거리는 너무 잘 보이는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직접 보았을 때 느끼는 희열은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멀리서만 보고 판단하고 혼자 생각만 하면서 안될 거다..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