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3. 03:29ㆍ달리는 나의 하루
D-8인 상황에서 토요일 달리기를 해야 하는데 전날 밤부터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아침까지 땅이 다 젖어있고 부슬비까지 오는 상황이라 이번 주는 못 뛰어보고 지나가야 하는가 보다 했는데 점심이 다가오자 하늘이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못 나갈 줄 알고 이른 점심을 먹은 상태였지만 일단은 나가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저번에 바람 훈련(?)을 했으니 비가 오면 우중 훈련이라고 생각키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 속도 더부룩하고 점점 옆구리도 아프고 급기야 배에서 신호까지 오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최소한 10마일+를 하려고 했는데 결국 다 채우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오늘의 교훈은. 달리기 전에 꼭 소화를 시킬 것. 뛸 때 과한 음식은 절대로 먹지 말자입니다.
기록이 틀릴 수 도 있다고?
사실 얼마전에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주로 애플 와치로만 기록 측정을 했었는데 처음으로 Strava앱을 켜고 똑같은 거리, 똑같은 시간을 친구와 달렸는데 속도와 거리가 차이가 나는 것 아니겠어요? 걸을 때는 똑같이 나왔는데 달리기를 할 때면 1마일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3번 정도는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그럴 때마다 거리는 1마일 정도, 페이스는 1분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애플 와치를 믿어야 할지 스트라바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와중에 시간 계산을 해보니 적어도 애플 와치보다는 제가 느리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이를 어쩐다? 그동안 남겨왔던 기록이 틀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프마라톤 대회에 나가서 13마일을 다 뛰고 기진맥진하고 있는데 앞에 1-2마일이 더 남았다는 소리이니 그 순간에 좌절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마일당) 10분이나 11분 페이스 그룹에 가려고 했는데 그냥 12분대로 가야 하나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다시 또 정신이 들었지요. 원래 내가 마라톤에 나가고자 했을 때 마음가짐을 생각했습니다. 처음 하프마라톤에 도전하기에 완주가 목표이고,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부상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요. 속도가 빠르든 늦든 나는 2시간 이상을 나의 속도로 달리고 있고 거기서 1-2마일, 1분 차이가 무슨 차이 일까 싶어요. 최선을 다해서 한번에 뛰기를 하고 한계에 다다르면 걸어서 들어오면 된다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나는 왜 달리는가?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한 달리기를 하는가? 그저 나 자신을 위한 달리기를 하는 것인데 다른 것에 신경을 쓰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고요.
얼마 전에 살짝 꿈꿔본 것인데 최종적으로는 마라톤 풀 코스에 도전해 보고 싶거든요. 하프마라톤에 5번 정도 더 나가보고 그 후에는 풀 마라톤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3년이 걸릴지 5년이 될지 모르지만요. 절대 서두르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달리기를 조금씩 늘여가서 그 선까지 가보고 싶어요. 1마일도 못 달리던 내가 차근차근 이만큼 왔으니까 몇 년 더 달리기를 꾸준히 한다면 분명히 가능하리란 꿈을 다시 꿔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초보 수준에서 기록을 생각하지 말고 다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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