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_ 박혜란

2022. 11. 9. 03:35읽고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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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 대해서 알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이 올라올 때면 책을 찾습니다. 육아책 읽기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지만 또 이것 말고는 의지하거나 위로를 받을 곳이 없어서 본능적으로 육아 관련 책에 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박혜란 선생님과 지나영 선생님에게 의지를 하고 있습니다.  전에 읽었던 책이지만 다시 펼쳐봅니다.  옛날 우리 집 책장에도 있었던 책. 엄마도 읽으셨겠지요? 아들 3명을 잘 키워내신 여성학자 박혜란 선생님의 책입니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제목에 답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나는 아이와 그동안 다른 것은 몰라도 관계만은 좋다고 생각해왔는데 코로나 시절동안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있을 때나, 학교로 돌아간 이후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받아올 때면 짠한 마음이 들면서도 내뱉고 싶은 말들이 목구멍까지 쌓여 올라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이는 아이의 최선으로 잘하고 있을 텐데 모든 나의 불안은 그저 내 안에서 만들어진 욕심에서 오는 것일 겁니다. 늘 그 마음을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혼심의 힘까지 들여 키우지 않아도 스스로 클 수 있는 힘을 가진 어마어마한 존재이고 부모들이 할일이란 그저 아이마다 가지고 태어난 빛깔을 선명하게 살려낼 수 있게 지켜봐 주는 것 그뿐이다.

너무 애쓰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자라는 엄마가 될 것.
집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데, 집을 위해 사람이 있는 것 처럼 살지 않기.

청소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집에서 쉬고 놀고 자유롭게 지내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둘 것. "

"엄마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무능력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엄마 없이 한 끼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아이로 키우지 말기.

아이들에게 가끔은 엄마가 없는, 허전하면서도 자유로운 공간과 시간을 경험해보는 기회를 주기. 그러면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

박혜란 선생님을 존경하는 이유 중에는 작가님이 39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시고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며 서로 격려하며 성장해오신 점입니다.  작가님의 그 시절을 보내고 있기에 새로운 분야로 지금 다시 시작해도 괜찮고, 한 발짝 내딛기만 하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받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지난 시간들을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만큼 10년 후에도 지금 이 순간에 대해서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큽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재미는 당돌하면서도 속이 깊었던 어린 시절의 이적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적이 중3 때 썼다는 시를 보고 눈물이 났습니다. 요즘의 그의 글도 참 좋고.. 나는 이적의 노래를 들으며 자란 세대인데, 이제 이적을 아들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보다니.. 우리 아들들도 이적같이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런 그를 키운 어머니와 그녀의 삶에 대해서 더 궁금해지는 것은 나도 어느새 부모 세대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겠지요. 작가님처럼 아들들과 함께 성장하는 엄마이고, 나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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