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_ 무라카미 하루키

2022. 11. 12. 03:27읽고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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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달리기와 전혀 상관없이 살았던 작년 이맘때 이 책을 읽고서 막연하게 "나도 달리고 싶다" 고 생각을 했었지요. 새해부터 한번 달려 볼까 했지만 생각만 할 뿐 의지도 용기도, 체력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걷기부터 시작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매일 걷기를 하다 보니 거리가 점차 늘어갔고 장거리 걷기에 익숙해질 때쯤 그럼 이제 한번 뛰어볼까 하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하다 보니 하프마라톤을 생각해보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렇게 이어져 오고 있지요.

하프마라톤 첫 도전이 완주는 하였지만 많은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보완을 하면서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무릎통증이 남아 있어서 쉬고 있는 와중에 다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이 책을 꺼내 보았습니다. 저도 이제는 달리기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생겼는데 내가 달리기를 경험해보기 전과 후에 이 책이 또 어떻게 읽힐지 궁금했습니다. 달리기를 모르던 시절에도 인생 책중 하나로 꼽고 싶었는데 재독을 하고 나서는 밑줄을 치는 부분이 배로 늘어날 만큼 공감되는 부분과 감동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삶의 태도를 배우고 닮고 싶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하잖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는 것. 달리기나 글쓰기나 인생의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 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추구해나가면 그 어떤 것이라도 머리와 몸에 익혀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설사 재능이 없거나 좀 부족하더라도 집중력과 지속력은 후천적 노력을 통해서 획득이 가능한 것입니다. 내 재능의 절대량의 부족을 각자 나름대로 연구하고 노력해서 보강해 나간다면 그것이 각자의 개성과 특징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요행을 바라면서 쉽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찾고 싶어 하기도 하지만, 시간을 들이는 것이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리고 혹 결과가 그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노력을 했다는 사실은 남습니다. 효능이 있든 없든, 멋이 있든 없든, 결국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대부분의 경우,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러나 마음으로는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이번 도전에서 내가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나의 실력을 발휘했다는 만족감과, 내가 지닌 약점을 조금씩이라도 극복해 나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달리는 것을 그만 둘 이유에 비해서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적지만, "그 아주 적은 이유" 나만의 이유를 소중하게 단련해 나갈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를 위한 몸을 만들어가듯 소설가로서의 자신을 단련해 온 것과 같이 저도 달리기를 통해서 배운 삶의 지혜들을 내 삶에 스미게 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가 나중에 묘비에 남기고 싶다는 "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는 문구가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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