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2. 02:15ㆍ달리는 나의 하루
10마일, 다시 달려보다.
지난주 토요일에 이어서 수요일에 10마일 달리기에 도전했습니다. 달리기 후에는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아프기도 했지만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는 느낌입니다. 스트레칭을 잘해주고 반신욕을 하며 근육을 풀어주니 이제 이틀 정도면 몸이 다시 달릴 수 있는 상태로 회복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10마일을 뛰어도 거뜬한 몸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 날 아침은 기온이 뚝 떨어져 얼고 볼과 손이 얼얼할 정도 였습니다. 그동안은 항상 더운 날에만 뛰어봐서 여름 운동복은 잘 준비가 되었는데 쌀쌀해지면 달릴 때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어느 정도 두께여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일단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나가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추웠지만 1킬로미터 정도를 달리자 금새 더워져서 두꺼운 겉옷은 허리에 묶게 되었고 순식간에 짐이 되어버렸습니다. 장갑과 목과 옷을 가릴 수 있는 마스크가 필요하고 옷은 두껍게 입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또 하나 배웠습니다.
두번째는 쉽다.
쌀쌀해진 날씨에 옷차림은 헤맸지만, 호흡은 훨씬 편하고 쉬워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균 심박수가 160대로 뛴 것은 처음이라 달리는 내내 호흡이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여서 일까요. 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10마일을 어떻게 한 번에 뛰어" 했지만, 죽기 살기로 뛰고 나서 다시 뛰어볼 때는 그 거리가 디폴트 값이 되어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느꼈습니다. 속도를 올려보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안정적인 호흡으로 10마일을 마무리했고 그 이전보다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지도 무릎이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의 양이 정해져 있지 않구나, 조금씩 연습하면 늘여갈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또 조금 쌓게 되었습니다. 처음은 도전이지만 두 번째부터는 쉬워집니다. 달리기를 하듯이 차곡차곡 나의 거리를 늘여가는 이런 자세를 가지고 나의 삶의 다른 부분들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 보면 못 할 것이 없겠다는 용기가 생깁니다.
새로운 길로 달려보다.
걸을 때나 달리기 연습을 할 때 혼자 할때면 습관처럼 늘 가던 길을 가곤 합니다. 어느 순간 늘 같은 코스가 지겨워 지기 시작해서 일주일에 한번 쯤은 다른 코스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걷기나 하이킹을 할때는 아예 다른 공원을 찾아 가기도 하지만 일상적으로 늘 다니던 코스에서 호기심으로만 남았던 길을 새로 뚫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걸어서는 어디든 갈 수 있는 한국에서는 별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안가봤던 길을 뛰어서 가보는 것이 이곳에서는 때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위험한 사람은 아침 이런 시간에 공기좋은 이곳에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이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건강을 생각하고 사색을 즐기는 몸과 마음이 건전한 좋은 사람들일 것이라는 작은 믿음으로 새로운 길들을 찾아 나가봅니다. 그리고 그 길들에는 전에 알지 못했던 풍경과 새소리, 물소리가 저를 반겨줍니다. 10마일을 채우고 나니 다리의 통증 보다는 상쾌하고 온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훨씬 강하게 느껴져서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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