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4. 02:18ㆍ달리는 나의 하루
요즘 걷다 보면 날씨도 적당히 좋고 풍경이 아주 예뻐요. 찹찹한 공기에 적당한 바람, 높고 맑은 하늘에 눈은 즐거운데 마음은 그렇지 못한 요즈음입니다. 첫 하프마라톤 완주한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일 걷기는 하고 있죠. 3마일, 5마일, 7마일.. 그날 마음 가는 대로 걷고만 있습니다. 우울증까지는 아니라도 우울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상을 잘 살고 있지만 기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매일입니다. 연말이라서 그런 것이겠죠. 한국..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하프마라톤 중에 시작되었던 무릎통증이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계단을 내려올 때나 조금 속도를 내서 걷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네요. 병원 갈 정도는 아니라고 혼자 판단. 달리기 말고 운동량 부족, 다리와 허벅지에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고 다시 살살 걷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천천히 가려고 하는데 한동안 달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우울감을 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어느 날은 또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등이 아프기 시작하는 것 아니겠어요? 3주 정도를 잘 때 제대로 눕지도 못하고 고생을 했습니다. 이 모든 게 (무리한) 달리기에서 부터 시작된 것이었을까요? 이제 나이에서 오는 흔한 증상일런지요.
달리기를 시작하고 많은 것이 좋아졌었죠. 평생 말랐단 소리를 듣던 내가 작년에 인생처음으로? 살이 쉽게 쉽게 찌다가 임신 제외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었는데 달리기를 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고요. 피부도 좋아졌고, 일상에 에너지가 넘치면서 매일 생기 있게 지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당연히 달리기를 시작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는 건 부정할수 없지요.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에 달리지 못하는 나날이 이렇게 이어지면 우울감이 더 해지는 것 같아요. 전에 한번도 겪지 않았던 무릎이 아프고하니 달리기를 하고 내가 건강해진 것인지 환자가 된것인지 싶을때가 있어요. 대회가 끝나고 아픈 무릎처럼 좀처럼 마음이 복귀가 되질 않고 있어요. 이게 문제같아요. 일생 처음 무릎과 허리 통증이 생기니까 왠지 나이가 든 것 같고 마음도 힘들어지는 거 같아요. 엄마로서의 일상은 잘 살아내고 있지만 블로그 이름처럼 "나의 것"으로 반짝반짝했던 하루는 복귀시키지 못하고 있네요.
빨리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다시 달리고 싶어요. 새벽시간도 누리고 책도 읽고 정리하고, 규칙적으로 잘 돌아가던 나의 하루를 빨리 되찾고 싶네요. 아이들 겨울방학을 함께 잘 보내고 새해라는 이벤트를 빌어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란 따로 없겠죠. 그냥 하면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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