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나의 하루(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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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달리기
새해의 기운을 빌어서 다시 힘을 내고 있어요. 어제는 장거리를 걸었고 오늘은 드디어 제대로 달려보았습니다. 5K만 달려보자고 나갔는데 10K를 넘겼습니다. 기분이 좋더라고요. 몸과 마음이 무겁기만 했던 연말의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아요. 그렇게 믿고 싶어요. 모르긴 몰라도 일단 몸을 움직여주면 바닥아래로 까지 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날 내 기분이 어떻든 매일 하기로 한 것들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내다 보면 기본은 하는 하루가 되니까요. 일단 부지런히 움직여 보기로 합니다. 두 달간 쉬면서 다시 뽀송뽀송해진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긴 했지만, 무릎이 아프지 않았고 출발할 때 제법 추웠던 날씨는 달리기를 시작하니까 5분도 되지 않아 열이 나면서 금세 적응이 되어서 오히려 더울 정도였어요. 영하로..
2023.01.07 -
마일이냐 킬로미터냐
마일이냐 킬로미터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로다.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고 아침 걷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새해이고 여러 가지로 속이 시원한 상황인데 아직 머리가 깨끗하지는 않아요. 별일이 없을 때는 아침 한 시간 걷기를 하고 있는데요. 87일 남은 시점에서 걷기보다 달리기에 집중해야 하지 않나 생각만 무성합니다. 연습기록을 마일로 할지 킬로미터로 할지도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하고 있어요. 마일이 편했다가 킬로미터가 편했다 합니다. 여기 시스템에 익숙해지려면 마일에 적응해야 하고, 그래도 주로 보거나 듣는 한국인 러너들과 비교해보기에는 킬로미터가 좋습니다. 근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닌데 말이죠. 게다가 strava랑 nike run의 기록이 다르게 나와요. 이게 중요한 것 같지만 이것도 중요한 게 아닌데 말이죠...
2023.01.05 -
🏃♀️🏃♀️ 두번째 하프마라톤 등록
지난 하프마라톤 이후 한달정도를 쉬면 충분하겠다 생각했는데 두달을 쉬어버렸어요. 무릎이 아프기도 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아이들 겨울방학도 지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마음 속으로는 계속 달리고 싶다 다시 달리고 싶다를 수백번 되뇌였네요. 그리고 한해의 끝에서 다음 대회를 등록하였어요. 시기가 언제가 좋을지 나름 고민이 많았는데 아무튼 결론은 4월 1일 얼빙마라톤 입니다. 등록 때까지만 해도 100일이 넘게 남아있을 때 였는데 백일 플랜을 짜지도 못한채 D-88일이 되어버렸어요. 아무런 정보도 준비도 없었던 첫 하프마라톤 때와 비슷한 준비기간이에요. 그래도 한번 뛰어보았고, 나름의 훈련도 해보았으니 전보다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을까요? 쉬는 2달동안 완전 제로 상태가 된 것 같아서 무릎에 무리가 안가게 ..
2023.01.04 -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는 건강해 졌을까?
요즘 걷다 보면 날씨도 적당히 좋고 풍경이 아주 예뻐요. 찹찹한 공기에 적당한 바람, 높고 맑은 하늘에 눈은 즐거운데 마음은 그렇지 못한 요즈음입니다. 첫 하프마라톤 완주한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일 걷기는 하고 있죠. 3마일, 5마일, 7마일.. 그날 마음 가는 대로 걷고만 있습니다. 우울증까지는 아니라도 우울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상을 잘 살고 있지만 기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매일입니다. 연말이라서 그런 것이겠죠. 한국..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하프마라톤 중에 시작되었던 무릎통증이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계단을 내려올 때나 조금 속도를 내서 걷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네요. 병원 갈 정도는 아니라고 혼자 판단. 달리기 말고 운동량 부족, 다리..
2022.12.14 -
칸쿤에서 (달리고 싶었지만) 걸어보기
멕시코 칸쿤을 다녀왔습니다. 몇 달 전 나의 계획은 하프마라톤을 (멋지게) 완주한 후 땡스기빙 연휴에 칸쿤 여행을 가서 칸쿤 해변가를 (더 멋지게) 달려보는 것이었습니다. 상상만 해도 신나는 일이었죠. 현실은 하프마라톤은 겨우 완주했고, 칸쿤에 가서는 뛸 수 있는 몸도 상황도 못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저를 놓아주지 않았고 (남의 편은 어디에?), 무릎이 아직 뛸 수 있는 상태도 못되었습니다. 그래도 3년 만에 다시 찾은 칸쿤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오랜만의 바다는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산책이라도 하면서 달리고 싶은 마음을 달래 보았습니다. 다시 달리고 싶다. 달리는 사람이고 싶다. 잘 달리고 싶다. 제대로 달리고 싶다. 평생 달리고 싶다. 이 생각만 계속한 것 같습니다. 그리 될 수 있겠지요?
2022.12.06 -
하프 마라톤 그 후
하프 마라톤 대회를 한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무릎 통증으로 당일은 걷지도 못했고 얼음찜질해주며 2-3일 지나니 걷기엔 괜찮아졌지만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여전히 불편했지요. 이게 병원을 가봐야 하는 것인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그렇게 며칠을 쉬어주니 몸은 한없이 편해지면서 무거워졌지요. 마음도 마냥 편하진 않았습니다. 강박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하루키 책에서 읽었던) 내 몸에 각인시켜주었던 운동 훈련의 과정들을 너무 쉬어줘 버리면 몸은 그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어 다시 또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지금 내 몸은 그래도 뛰는 몸(?)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퍼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주말에 살짝이라도 몸을 풀어주러 ..
2022.11.14